소소한 일상2013.02.27 13:24

좀 더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추억이 쌓이면 비의를 품은 시간이 당신과 내게 어떤 선물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당신이 오늘 식물 얘기를 하셨지만 사람 관계는 화분을 키우듯이 가져가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람 관계야말로 인위적인 힘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둘 사이로 희미하게 빠져나가는 시간이 그때마다 던져주는 의미를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만들어지는게 아니고 시간의 이름으로 무언가가 불현듯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식물에 꽃이 피듯.

 

                                                                                    - 윤대녕, 2000년 작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p.58

 

 

헤어진 사람아,

갑자기 밤에 눈이 내려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부디 잘 버티며 생을 걸어가다오.

 

                                                                                    - 윤대녕, 2000년 작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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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한 살이 더 먹어서 그런가..

요즘은 사람의 관계와 시간의 흐름 등에 생각하고는 한다.

 

정답이 없는 삶이지만,

때로는 정답이 있어서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잘 걸어가고 있는지 확인하고프기도 하다.

 

그저...

힘든 시간을 잘 버텨내었다고,

열심히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를 토닥여본다.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Posted by 하피
반짝반짝 빛나는2013.02.18 12:28


레베카

장소
LG아트센터
출연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옥주현, 신영숙
기간
2013.01.12(토) ~ 2013.03.31(일)
가격
-
가격비교예매

 

첫번째 관람기 http://hoyahoyaneko.tistory.com/154

 

공연일시 : 2013.02.14. 20:00

출연진 : 유준상, 신영숙, 임혜영, 에녹, 이정화 , 이경미, 선우재덕, 박완 외

 

 

삼성카드가 나름 쓸모있다고 생각될때가 바로 이런 때.

공연 1+1.

이것때문에 삼성카드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 정말 얘네는 가끔 너무 얄밉다.

 

어쨌든 당초 레베카를 많이 볼 생각은 없었으나, 삼성카드데이로 인해 한 회 더 보게되었다.

원래 ich의 경우 김보경이었으나, 배우 사정으로 인해 임혜영으로 바뀌는 바람에 지난번과 같은 배우는

원캐스트와 신영숙을 제외하고는 없다.

 

자리는 지난번보다 중앙에 위치해서 좋았고,

LG아트센터가 앞자리가 단차 없는 것을 제외하면 괜찮았다.

문제는... 비매너의 사람들.. ㅠㅠ

 

공연장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거나,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다 보이게끔 비웃거나,

다른 사람의 관극에 방해가 될 만큼의 커다란 리액션과 부스럭대는 행동은 정말 참을 수 없다!!!!

 

아무튼.. 공연 자체를 보자면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공연보다 왠지 뒤로가는 듯한 느낌은 뭐지?

앙상블들 합은 여전히 미세스 드윈터에서 잘 맞지 않는다.

그래도 무도회씬은 저번보다 좋아졌으니, 앞으로 더 잘 맞겠지..라고 생각..

 

배우들의 목소리도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댄버스 역의 신영숙 배우도 그렇고,

ich역의 임혜영 배우도 끝부분에서는 소리가 갈라져서 나온다.

그래도 관극에 크게 지장 줄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괜찮아.

 

유준상 막심.

초반부에 나올 때 드라마의 배역과 겹쳐져 보여서 그랬을까?

웃음 포인트가 아닌 곳에서 사람들이 킥킥대는 바람에 내가 극에 집중을 못했다.

유막심은 확실히 ich와 나이차이도 있고 해서 그런지, 좀 더 ich를 아끼는 느낌.

그러다가 레베카 이야기만 나오면 돌변~

이중인격자같은 막심이었다.

노래는 음...... 크게 기대는 안했지만... 그래도..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오히려 칼날은 그냥 무난했고, 앞부분의 노래들이 다소 불안정.

그래도 그가 언뜻언뜻 보여주는 레베카에 대한 증오는 오오~ 하고 보게되었다.

확실히 막심은 류, 유 배우 둘 다 완전히 만족한 건 아니어서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그리고 류정한 배우에 대한 기대치가 아무래도 더 높은 듯.. ㅎㅎ)

 

임혜영 ich

사랑스럽다. 목소리나 창법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어린 ich역에는 잘 맞을 듯 하다.

아마 김보경 배우도 그래서 이 역에 선택된 것이 아닐까...

일단 오프닝 곡은 훨씬 잘 들렸다.

다만 그 여리여리함과 댄버스 부인에 맞설땐 금방이라도 부서져버릴 것 같아서 조마조마.

이 부분은 김보경 배우가 좀 더 잘 표현한 듯 하다.

 

그 외는

에녹 파벨은 정말 불한당 보다는 한량같았고,

경미 반호퍼 부인은 뭐랄까... 음... 그냥 동네 아줌마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반호퍼부인 자체는 나래 반호퍼부인이 좀 더 즐기고, 잘 논다는 느낌.

줄리앙 대령은 정의갑 배우가 좀 더 역할에 능숙하다. 선우재덕은 왠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는 느낌.

 

두번째이다보니 음악도 좀 더 잘 들어왔다.

주제곡(?) 레베카도 레베카지만 그 외 다른 노래들 칼날이나, 맨더리 같은 곡들도 이 작곡가의 기존 음악들에 비해 나에게는 듣기가 편했다.

오스트 나오려나...

 

이렇게 보고 났더니 오만석 막심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옥주현 댄버스는 어떤지 궁금해지긴 한다.

하지만, 일단 레베카의 스케줄이 '배우 사정상' 너무 자주 바뀌고 있어서 예매하기가 꺼려진다.

아무 날, 아무렇게나 잡아서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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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으로 티켓 전쟁에 참여해서 표를 사고,

예매한 날짜를 기다려서 본인이 선택한 제일 예쁜 옷, 멋있는 옷을 입고

몇 달전부터 짜놓은 그날 하루의 계획대로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가 저녁 식사를 하고 공연장을 찾아주는 그들.

그들에게 내가 최선의 공연을, 최고의 공연은 아니더라도 내가 숨거나 머리 굴리거나 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했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공연에 대해 그분들은 분명 나에게 박수를 보내줄 거라고 믿어요.

  -  <조로> 조승우, 그리하여 지금은 다시 봄(The Musical No.98 / 2011.11월호) 인터뷰 中

 

개인적으로 이 인터뷰를 좋아하는건

(일단 뭐 제일 예쁜 옷을 입고 가거나 거한 식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저런 마음으로 티켓 예매를 한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간다.

그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관계자들이여.

배우 하나 바뀌는게 어때서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한 번만 보는 사람도, 두 번 아니 세 번, 네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매번 예매를 하고 공연을 보러갈 때는

저런 마음이다.

무엇보다 돈도 돈이지만 그 공연하나 보기 위해 기다려온 나의 시간이 고스란히 날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Posted by 하피
반짝반짝 빛나는2013.02.12 17:03

 


하느님의 보트

저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출판사
소담출판사 | 2012-11-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하느님의 보트를 탄 엄마와 딸의 이야기!기다림과 그리움에 관한 ...
가격비교

 

 

언제부터인가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 나오면

사서 읽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좋아하는 책은 역시 반짝반짝 빛나는.

 

제목도 마음에 들고,

소소하고 평범하지만 그 안에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있는 그 가족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속 여자 주인공들은 대게 미인이다.

그것도 피부가 희고, 마른 미인.

역시 하느님의 보트에 나오는 엄마(요코)와 딸(소우코)도 그렇다.

 

하느님의 보트에 타고 여기저기 떠다니는 엄마는,

정착하지 못한다.

같이 어울리기는 하지만 스며들지도 않는다....

 

스며들고, 녹아들지 않는다....

참 외로운 말이다.

그건 어쩌면 녹아들었다가 떠나야한다거나 헤어져야 한다거나 하게되면 받게 될 상처가 두렵기 때문에

미리 방어막을 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코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떠돌고,

그를 만나기 위해 기억을, 추억을 상자 속에 넣어 두었다.

그 상자를 때때로 - 기념일마다 - 꺼내어 보고는 하지만 이내 다시 상자를 넣는다...

 

그렇게 넣어버린 기억의 상자는 모두 몇 개나 될까.

그 상자를 폐기처분할때가 되면 어떻게하지?

 

나도.. 기억의 몇 개를 상자에 넣었다.

하지만 아직 봉해지지 않았다. 아니 봉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모두 봉해 저 깊숙히 넣어두어야지...

그래서 그 상자가 있다는 것만... 그것만 기억해야지.....

 

Posted by 하피